고래가 서로의 목소리를 못 듣는 시대가 왔다고요
여러분, 바다 오염 하면 보통 플라스틱 쓰레기나 기름 유출을 떠올리시죠. 그런데 눈에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오염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바로 '소음'이에요. 앞서 살펴봤듯 고래와 돌고래는 소리에 의존해서 소통하고, 먹이를 찾고, 길을 찾아요. 그런데 산업화 이후 바다가 점점 시끄러워지면서, 정작 이 소리에 의존해 살아가는 생물들이 위기에 처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눈에 보이지 않는 바닷속 소음 공해 문제를 함께 알아볼게요.
선박 한 척이 만드는 거대한 소음 지도
바닷속 소음의 가장 큰 원인은 다름 아닌 선박 운항이에요.
전 세계를 오가는 대형 화물선과 유조선의 엔진과 프로펠러는 운항하는 내내 지속적으로 저주파 소음을 만들어내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대형 화물선 한 척이 내는 소음은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전달될 수 있으며, 특히 앞서 살펴봤듯 소리가 물속에서 공기 중보다 4배 이상 빠르고 멀리 퍼진다는 특성 때문에 그 영향 범위가 훨씬 넓어진다고 설명하고 있어요.
문제는 전 세계 해상 물동량이 지난 수십 년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점이에요. 국제해사기구(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IMO) 자료에 따르면, 20세기 중반 이후 전 세계 상선 수가 급증하면서, 주요 항로가 지나는 대양의 배경 소음 수준이 수십 년 전과 비교해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여러 해양 음향 연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고 해요.
여기에 더해 해양 석유·가스 탐사에 사용되는 '에어건(air gun)' 음파 탐사 장비, 대형 건설 공사에 쓰이는 파일 항타(pile driving) 작업, 그리고 군사용 소나(sonar) 장비까지, 다양한 인공 소음원이 겹치면서 바닷속 전체적인 소음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특히 석유 탐사용 에어건은 몇 초에서 몇십 초 간격으로 강력한 폭발음을 반복적으로 발생시키는데, 이 소리가 수백 킬로미터 밖에서도 감지될 만큼 강력하다고 해요.

"ship whale underwater noise ocean" / "선박 고래 수중 소음"
소통이 끊기면 생존도 끊긴다
이런 인공 소음이 해양 생물에게 위협적인 이유는, 이들이 소리에 얼마나 깊이 의존해 살아가는지를 생각하면 명확해져요.
앞서 살펴봤던 혹등고래의 노래나 돌고래의 반향정위를 떠올려보세요. 이들에게 소리는 짝을 찾고, 먹이를 사냥하고, 위험을 감지하는 생존의 핵심 도구예요. 그런데 선박 소음이 이들이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과 겹치면, 마치 시끄러운 공사장 옆에서 대화를 나누려는 것처럼 서로의 신호가 묻혀버리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미국 코넬대학교 해양생물음향연구소(Bioacoustics Research Program) 연구팀에 따르면, 선박이 많이 지나는 해역에서는 참고래 같은 일부 대형 고래가 평소보다 훨씬 더 크고 단순한 소리로 울음소리를 바꾸는 모습이 관찰됐다고 해요. 이는 사람이 시끄러운 곳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짧게 말하는 것과 비슷한 적응 행동으로 해석되는데, 문제는 이런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는 정보의 양과 정교함이 크게 줄어든다는 점이에요.
더 심각한 경우로, 강력한 군사용 소나나 에어건 소음에 급격히 노출된 향고래와 일부 돌고래류가 방향 감각을 잃고 무리 지어 해안으로 떠밀려오는 '좌초(stranding)' 사건과의 연관성도 여러 연구에서 제기되고 있어요. 세계자연기금(WWF)은 이런 소음이 고래류의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높이고, 잠수 패턴에 이상을 일으켜 감압병과 유사한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조용해진 바다가 보여준 회복의 가능성
흥미롭게도 최근 들어 소음 공해의 영향을 되돌릴 수 있다는 희망적인 증거도 나오고 있어요.
2020년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상 물동량이 급격히 줄어들었을 때, 여러 해역에서 배경 소음 수준이 눈에 띄게 낮아지는 현상이 관측됐어요. 캐나다 밴쿠버 인근 해역을 연구하던 과학자들은 이 시기 선박 소음이 줄어들자, 범고래를 비롯한 해양 포유류의 스트레스 지표가 함께 감소하는 경향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런 관찰 결과는 바닷속 소음 문제가 플라스틱 오염과 달리, 원인을 줄이면 비교적 빠르게 개선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걸 보여줘요. 이런 이유로 최근 일부 국제 항로에서는 선박 속도를 조절하거나 저소음 프로펠러 기술을 도입하는 등, 해양 소음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국제해사기구는 밝히고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여러분은 바닷속 소음 문제를 어떻게 느끼셨나요
오늘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고래와 돌고래의 생존과 소통을 위협하는 바닷속 소음 공해 문제를 함께 알아봤어요. 소리에 의존해 살아가는 생물들에게 시끄러운 바다가 얼마나 큰 스트레스일지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지지만, 소음을 줄이면 비교적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작은 희망으로 느껴지기도 하네요.
여러분은 바닷속 소음 공해 문제에 대해 오늘 처음 알게 되셨나요.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을 들려주세요!
참고 및 원본 출처 (Reference List)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해양 소음 공해 관련 공식 자료
국제해사기구(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선박 소음 및 저감 기술 관련 보고서
코넬대학교 해양생물음향연구소(Bioacoustics Research Program), 고래 울음소리 변화 연구
세계자연기금(WWF), 해양 소음과 고래류 스트레스 관련 연구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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