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에서 사라진 생선과 새로 나타난 물고기
여러분, 요즘 명태나 오징어를 예전만큼 쉽게 드시고 계신가요. 한때 동해의 상징이던 이 생선들이 점점 귀해지는 사이, 바다에는 낯선 얼굴들이 나타나고 있어요. 알록달록한 열대 물고기가 부산 앞바다를 헤엄치고, 동남아 바다에서나 보던 어종이 한반도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해양 열파나 AMOC 약화가 먼 바다의 이야기였다면, 오늘은 우리 바다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변화를 함께 알아볼게요.
우리 바다는 세계 평균보다 빠르게 데워지고 있다
변화의 출발점은 수온이에요.
국립수산과학원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1968년부터 2022년까지 55년 동안 한국 해역의 연평균 표층수온은 1.36도 올랐습니다.
2010년까지 43년간의 관측을 분석한 이전 자료에서도, 우리 주변 바다의 표층수온 상승 폭이 세계 평균의 3배가 넘는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어요.
바다의 온도가 몇 도 달라지는 건 사람에게는 작은 변화처럼 느껴질 수 있어요.
하지만 물고기에게 수온은 어디에서 살 수 있고 어디에서 번식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입니다.
수온이 오르면 차가운 물을 좋아하는 어종은 북쪽이나 깊은 곳으로 밀려나고,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어종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돼요.
이런 현상을 '열대화' 또는 '아열대화'라고 부르는데, 한반도 바다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뚜렷하게 관측되고 있습니다.

[① 설명: 부산·제주 연안에서 헤엄치는 알록달록한 아열대 물고기 무리
② 추천 검색어: "subtropical fish Korea coast Busan" / "아열대 어종 부산 연안"]
아열대 물고기가 이제 '다수'가 되었다
가장 인상적인 변화는 부산 앞바다에서 확인됐어요.
국립수산과학원이 2007~2009년에 조사했을 때는 전체 78종 중 아열대종이 44종으로 56퍼센트였지만, 최근에는 그 비중이 70퍼센트를 넘어섰습니다.
아열대 어종이 소수의 손님이 아니라 연안 생태계의 주류가 됐다는 뜻이에요.
작년 조사에서는 아열대 해역에만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기록 어종 8종이 확인됐고, 올해도 7종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해요.
부산 연안에서는 룰나비고기, 청황돔 같은 화려한 물고기들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지역별 차이도 있어요.
국립수산과학원 자료에서 제주 연안 정치망의 아열대 어종 출현 비율은 29.4퍼센트로 가장 높았고, 동해는 13.2퍼센트, 남해는 12.6퍼센트 순이었어요.
아열대화가 남쪽에서 시작해 점점 북쪽으로 번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동해의 대표 생선들이 사라진 자리
반대편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했던 생선들이 줄어들고 있어요.
명태를 되살리기 위해 해마다 20만 마리의 새끼를 바다에 풀었고, 2019년부터는 아예 명태 포획을 법으로 금지했지만 명태는 우리 바다에서 거의 자취를 감췄습니다.
오징어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어요.
2004년 21만 3천 톤이던 오징어 어획량은 지금 그 16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해요.
동해안 기준으로는 10년 전 9,400톤이던 오징어 어획이 2023년에는 1,300톤으로 감소했고, 같은 기간 난류성 어종인 방어는 늘어서 2024년에는 4,700톤으로 가장 많이 잡힌 어종이 됐어요.
한쪽에서는 한류성 어종이 줄고, 다른 쪽에서는 난류성 어종이 늘어나는 거죠.
도루묵과 임연수 같은 차가운 바다의 생선도 함께 줄어드는 추세라고 수산과학원 연구자들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수온만의 문제는 아니다
여기서 짚고 가야 할 점이 있어요.
어종 변화의 원인을 수온 하나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거예요.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자는 어종 변화가 수온, 해류, 기후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며, 불법·과도한 어획으로 인한 개체수 감소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바다에서 해류의 흐름이 바뀌고, 먹이가 되는 플랑크톤이 달라지고, 어업 압력까지 겹치면서 생태계 전체가 재편되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해양수산부와 국립수산과학원도 이 변화를 단순히 지켜보는 데서 한 걸음 나아가고 있어요.
아열대화가 해양 먹이망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과제를 새로 발주해서, 바닷속 먹이사슬이 어떻게 바뀌는지 체계적으로 파악하려 하고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여러분은 이 변화를 어떻게 느끼셨나요
오늘은 한국 바다에서 일어나는 아열대화와, 명태·오징어가 줄고 방어·아열대 어종이 늘어나는 변화를 알아봤어요.
바다의 변화가 식탁 위 생선의 종류까지 바꾸고 있다는 사실이 이제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 실감 나지 않으신가요.
다만 새로 나타나는 종들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라, 지켜봐야 할 대목이 많아요.
여러분은 요즘 바닷가나 시장에서 달라진 점을 느끼신 적 있나요.
댓글로 여러분의 경험을 들려주세요!
참고 및 원본 출처 (Reference List)
국립수산과학원, 부산 기장 연안 아열대 어종 어획 실태조사 및 아열대화 관련 자료
국립수산과학원, 2023·2024 수산분야 기후변화 영향 및 연구 보고서 (언론 보도 인용)
국립수산과학원, 정해 해양관측 표층수온 변화 자료
국내 언론 보도(매일신문, 위키트리, 헤럴드경제 등), 동해 어종 변화 및 아열대화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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