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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어부들이 처음 발견한 이상한 바다 이야기
여러분, 겨울인데 유난히 따뜻하거나 여름인데 이상하게 시원했던 해 기억나시나요. 그 원인이 지구 반대편, 태평양 한가운데의 바닷물 온도 변화 때문일 수도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바로 ‘엘니뇨’와 ‘라니냐’ 이야기인데요. 수백 년 전 남미 어부들이 처음 알아챈 이 현상이, 지금은 전 세계 기후를 뒤흔드는 핵심 변수로 꼽히고 있습니다. 오늘은 태평양 바닷물이 지구 날씨를 어떻게 바꾸는지 함께 알아볼게요.
무역풍이 멈추면 벌어지는 일
엘니뇨를 이해하려면 먼저 평상시 태평양의 모습부터 알아야 해요.
평소 적도 부근에서는 ’무역풍(trade winds)’이라는 바람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꾸준히 불어요. 이 바람이 따뜻한 표층 바닷물을 남미 쪽에서 서태평양(인도네시아, 호주 방향)으로 밀어냅니다. 그러면 남미 페루와 에콰도르 앞바다에는 아래쪽의 차갑고 영양분 풍부한 심층수가 표면으로 올라오는 ‘용승(upwelling)’ 현상이 나타나요. 이 차가운 용승수 덕분에 남미 앞바다는 플랑크톤이 풍부하고, 세계적인 어장으로 유명했습니다.
그런데 몇 년에 한 번씩 이 무역풍이 약해지거나 방향이 바뀌는 시기가 찾아와요. 그러면 서쪽으로 밀려가던 따뜻한 바닷물이 다시 동쪽, 즉 남미 방향으로 되돌아오게 됩니다. 이렇게 태평양 중부와 동부의 바닷물 온도가 평소보다 높아지는 현상이 바로 ’엘니뇨(El Niño)’예요. 스페인어로 ‘아기 예수’라는 뜻인데, 크리스마스 즈음에 이 현상이 자주 나타나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해요.
반대로 무역풍이 평소보다 더 강해져서 태평양 동부의 바닷물이 평년보다 훨씬 차가워지는 현상은 ’라니냐(La Niña)’라고 부릅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엘니뇨와 라니냐는 보통 2~7년마다 불규칙하게 발생하며, 한 번 시작되면 9개월에서 길게는 2년 가까이 지속될 수 있다고 해요.

지구 반대편 날씨까지 뒤흔드는 나비효과
엘니뇨와 라니냐가 무서운 이유는, 태평양 온도 변화가 대기 순환 전체를 뒤틀어서 전 지구적인 기상 이변을 일으킨다는 점이에요.
엘니뇨가 발생하면 일반적으로 남미 페루와 에콰도르 지역에는 폭우와 홍수가 잦아지는 반면, 평소 강수량이 많던 인도네시아와 호주 동부는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아요. 또한 미국 남부는 습하고 서늘해지는 경향이 있고, 반대로 미국 북부와 캐나다는 평년보다 따뜻한 겨울을 맞이하는 패턴이 자주 관측됩니다.
라니냐는 대체로 정반대의 영향을 미쳐요. 동남아시아와 호주는 강수량이 늘어 홍수 위험이 커지고, 미국 남부는 건조해지면서 가뭄 위험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라니냐 시기에 대서양에서 발생하는 허리케인 활동이 더 활발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한 바 있어요.
우리나라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한반도 역시 엘니뇨와 라니냐의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않아요. 엘니뇨 시기에는 우리나라 겨울철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는 경향이, 라니냐 시기에는 삼한사온처럼 기온 변동 폭이 커지는 경향이 통계적으로 나타난다고 해요.
어업과 생태계에도 직격탄
엘니뇨가 특히 무서운 이유는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에요. 따뜻한 바닷물이 남미 앞바다를 덮으면 차가운 용승수가 올라오지 못하면서 플랑크톤이 급격히 줄어들고, 이를 먹이로 삼던 멸치와 정어리 같은 어종의 개체수가 크게 감소해요.
실제로 1997~1998년 발생한 초강력 엘니뇨 당시, 페루의 멸치 어획량이 평년의 절반 이하로 급감하면서 전 세계 어분과 사료 가격이 요동친 사례가 있어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이런 대규모 엘니뇨가 어업뿐 아니라 농업 생산과 식량 안보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서를 통해 밝힌 바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여러분 지역의 날씨는 어땠나요
오늘은 태평양 바닷물 온도 변화 하나가 어떻게 지구 전체 날씨를 뒤흔드는지, 엘니뇨와 라니냐의 원리를 함께 알아봤어요. 무역풍이 조금 약해지거나 강해지는 것만으로 지구 반대편까지 홍수와 가뭄이 갈린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지 않나요. 기후변화로 이런 극단적인 현상이 더 잦아지고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에요.
여러분이 사는 지역에서도 유난히 덥거나 추웠던 해, 혹시 엘니뇨나 라니냐 때문이었을까요. 댓글로 여러분이 기억하는 이상 기후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참고 및 원본 출처 (Reference List)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El Niño and La Niña 공식 자료
세계기상기구(WMO), ENSO(엘니뇨-남방진동) 관련 보고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엘니뇨와 어업·식량안보 영향 보고서
대한민국 기상청, 엘니뇨·라니냐 한반도 영향 분석 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