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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유류인데 물속에서 이렇게 오래 버틴다고요

여러분, 사람은 숨을 참고 물속에 얼마나 있을 수 있을까요. 훈련받지 않은 보통 사람이라면 1분도 버티기 힘들어요. 그런데 고래는 우리와 똑같이 폐로 숨을 쉬는 포유류인데도, 어떤 종은 무려 2시간 가까이 물속에 머물 수 있습니다. 같은 포유류인데 어떻게 이런 차이가 가능한 걸까요. 오늘은 바닷속 거대한 숨참기 챔피언, 고래의 놀라운 잠수 비밀을 함께 알아볼게요.

산소를 저장하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사람과 고래의 가장 큰 차이는 ‘산소를 어디에 저장하느냐’에 있어요.
사람은 들이마신 산소의 대부분을 폐에 담아둬요. 그런데 고래는 정반대입니다. 고래는 산소의 상당량을 폐가 아니라 근육과 혈액에 저장하도록 진화했어요.
고래의 근육에는 ’미오글로빈(myoglobin)’이라는 산소 저장 단백질이 사람보다 훨씬 높은 농도로 존재해요. 쉽게 비유하면, 사람의 근육이 작은 물통이라면 고래의 근육은 대형 저수조인 셈이죠. 이 덕분에 고래의 근육 자체가 하나의 산소 탱크 역할을 하게 됩니다.
또한 고래는 잠수를 시작하면 심장 박동수를 평소의 절반 이하로 떨어뜨려요. 이를 ’잠수 서맥(diving bradycardia)’이라고 부르는데, 이 과정에서 뇌와 심장처럼 꼭 필요한 기관에만 우선적으로 혈액과 산소를 공급하고, 당장 급하지 않은 신체 부위로 가는 혈류는 최소화합니다. 미국 스크립스해양연구소(Scripps Institution of Oceanography)의 고래 생리학 연구에서도, 이런 혈류 재분배 능력이 심해 잠수 포유류의 핵심 생존 전략이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향고래는 먹이인 대왕오징어를 사냥하기 위해 수심 2,000미터 이상까지 잠수하기도 하고, 한 번 잠수하면 90분 넘게 물 밖으로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답니다.

거대한 향고래가 깊은 바닷속으로 수직으로 잠수하는 모습

 

물 밖으로 나오면 순식간에 숨을 바꾼다

고래가 물 위로 올라와 숨을 내쉬고 들이마시는 과정도 인간과는 차원이 달라요. 사람은 한 번 호흡할 때 폐 속 공기의 약 15퍼센트만 교체하는 반면, 고래는 단 한 번의 호흡으로 폐 공기의 최대 90퍼센트를 교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래가 물 위로 솟구쳐 ‘푸우’ 하고 물기둥을 뿜어내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이건 사실 폐 속에 있던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차가운 바깥 공기와 만나면서 응결되어 만들어지는 현상이에요. 종마다 이 물기둥의 모양과 높이가 달라서, 해양생물학자들은 물기둥 형태만 보고도 어떤 고래인지 구별하기도 합니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대왕고래(흰수염고래)의 경우 한 번 물 위로 뿜어내는 숨의 높이가 9미터에 달할 정도로 강력하다고 해요.

의식적으로 숨을 쉬어야 하는 동물

고래에게는 사람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하나 더 있어요. 바로 ‘자율호흡’이 아니라 ‘수의호흡’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사람은 잠을 자도 자동으로 숨을 쉬지만, 고래는 의식적으로 호흡 여부를 결정해야 해요. 그래서 고래는 완전히 잠들면 숨쉬기를 잊어버려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뇌의 절반씩 번갈아 쉬는 ‘단반구 수면’을 하며 항상 의식의 일부를 깨워둔 채로 잠을 잡니다. 이는 앞서 상어에게서도 나타났던 방식과 비슷하지만, 고래에게는 ‘호흡을 잊지 않기 위한’ 생존과 직결된 필수 기능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어요.
이런 정교한 생리 시스템 덕분에 고래는 수백만 년에 걸쳐 육상 포유류에서 완전한 해양 포유류로 진화할 수 있었습니다. 고래의 조상이 원래는 육지를 걷던 발굽 동물이었다는 사실은, 화석 연구를 통해 학계에서 널리 인정받고 있는 진화 이야기이기도 해요.

마무리하며, 여러분은 고래의 어떤 모습이 가장 인상 깊었나요

오늘은 고래가 어떻게 오랫동안 숨을 참고 깊은 바닷속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지 알아봤어요. 근육에 산소를 저장하고, 심장 박동을 조절하고, 뇌를 절반씩 쉬게 만드는 정교한 생존 시스템이 정말 놀랍지 않나요. 육지 동물에서 시작해 바다의 지배자로 진화한 고래의 여정을 생각하면 더욱 경이롭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여러분은 고래에 대해 가장 궁금했던 점이 무엇이었나요. 댓글로 여러분의 궁금증을 들려주세요!

 

참고 및 원본 출처 (Reference List)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Whale Facts 및 호흡 생리 관련 공식 자료
스크립스해양연구소(Scripps Institution of Oceanography), 해양 포유류 잠수 생리학 연구
미오글로빈 및 잠수 서맥 관련 해양생물학 연구 자료